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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등장인물

더글로리 포스터 - 넷플릭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된 재준

드라마 속 더 글로리에서 재준은 골프장과 명품 편집샵을 운영할 정도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인물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부유했던 재준도 그토록 원했던 사랑하는 여자인 연진과 딸 예솔이만큼은 가지지 못한 채 죽음으로 드라마의 마지막이 끝납니다. 드라마 속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던 부분은 재준의 눈이었습니다. 색약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 탓에 눈에 대한 콤플렉스를 심하게 가지고 있던 재준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자신의 눈마저 잃게 되고 맙니다. 복수 또한 드라마의 주인공인 동은의 손으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재준을 사랑하지만 끝끝내 배신당해 분노와 미움을 느끼던 혜정과 재준을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하도영의 합작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연진이 폐건물 옥상에서 밀어 소희를 떨어트렸던 것처럼 하도영 역시 폐건물 옥상에서 전재준을 밀어버리고 결국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그의 끝을 맞이하게 됩니다.

 

허영심의 끝, 혜정

혜정은 약간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하며 마음에 담아두었던 재준을 포기하게 되고 자신의 허영심을 채워줄 돈 많은 이혼남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자기 변한 재준의 태도에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혜정 자신에게도 드디어 핑크빛 사랑이 다가옴을 예상했을 겁니다. 돈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 늘 자존감이 낮았던 혜정이였지만 재준을 가지고 난 뒤에는 모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했고 자신의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한 가슴으로 연진에게도 한방 먹여버립니다. 거기까지는 혜정의 예상대로 흘러갔지만 결국 사라의 분노가 혜정을 향하게 되면서 짧았던 행복도 최후를 맞이합니다. 사라의 머리카락 사이에 꽂혀 있던 연필로 혜정의 목 중앙 부분을 찌르게 되면서 수술까지 하게 되고 목소리를 영영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버림받게 되어 분노에 휩싸인 혜정은 자신을 처참하게 버려버린 재준의 눈을 빼앗아 가기로 마음먹습니다. 그 이후 재준의 집으로 찾아가 안약 속에 몰래 약을 뿌려 놓게 되고 안약을 눈에 넣는 순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면서 동은의 복수극은 끝으로 흘러갑니다.

 

즐거 웠어 연진아 나 지금 너무 신나

사랑하던 남편도 늘 자신을 지켜주던 엄마도, 반짝반짝 빛나고 예쁜 딸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에게 버림받게 만들겠다는 동은의 복수는 성공적으로 끝납니다. 결국 모든 죄가 밝혀지면서 2건의 살인혐의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 연진은 자신의 찬란하고 빛났던 모든 삶을 동은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반성하는 장면이 들어갔다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었을 것 같습니다. 감옥 안에서 자신이 동은에게 했던 것처럼 다른 죄수들에게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되면서 인과응보의 법칙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흘러갔던 연진의 삶이었지만 이제는 평생 감옥에서 범죄자들에게 무시당하는 삶이 되어버렸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인터뷰

김은숙 작가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자녀의 한마디로 인해 스토리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엄마는 내가 친구를 때리는 게 마음이 아파? 아니면 맞고 오는 게 마음이 아파? "라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이후 딸의 질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당 드라마를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인 동은의 눈빛과 행동들이 더욱 마음 아프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현실에서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를 적절하게 연출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드라마의 강한 메시지는 결국 무슨 일이던 자신이 행한 나쁜 짓은 다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메시지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당 드라마에 참여했던 연출자 중 한 명이 드라마 종영 이후 학교폭력 당사자라는 이슈에 휘말리면서 드라마의 좋은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